경일시단 봄, 구멍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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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구멍론
문병채
저수지에도 구멍이 있다는 걸 아는 이 몇 있을까
바람이 불어 봄이 왔다는 걸 저수지는 온 몸으로 느낀다
수많은 바람들이 맨 살로 주름 지으며 달려든다
오랜 세월 동안 저수지의 맨살을 맨 먼저 느끼는 것은 봄이었다
그는 햇살과 바람과 비로 물이랑을 즐기며 쾌락으로 물닭들을 받아들인다
물닭들은 봄결을 모아모아 둥지를 튼다
봄 하루치의 노동을 마친 물닭들은 달봄을 기다리며 맨 돈다 구멍이다
구멍은 그들만의 생식 드라마
달빛 흥건한 저수지 바람
잠든 저수지 한켠
봄. 바람. 달빛. 물닭. 그리고
생식의 본능 무너미로 흘려 보낸다
경남 진주 출생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 전공 영남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 전공
2011년 『시와 시학』신춘문예 당선(당선작 「물깁다」)
사단법인 한국방과후학교연구회 이사장 화장실문학가꾸기운동분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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