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틸러슨과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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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과 중국 외무부장이 북경에서 만났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하도 긴박한 가운데 두 사람의 만남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로 여겨집니다.
미국은 한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나라이며 ‘혈맹’이라고 할 만큼 끈끈한 관계를 수십 년 유지해온 나라이고, 그 반면에 중국은 6.25 사변 때 풍전등화와 같던 김일성의 정권을 살리기 위해 자진하여 참전하여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에 그들 나름대로 북조선을 ‘혈맹’으로 여기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힘이 더 커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되도록 한국과 미국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공작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북이 핵무기를 생산하게 된 배후에도 중국의 도움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짐작되며,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을 가지고 불장난을 할 때마다 엄중한 제재를 결의하지만 제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중국은 어떤 특단의 조치도 하지 않습니다.
틸러슨은 17일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매우 심각하다 못해 비장한 표정을 지었고 왕이를 만났을 때 한반도 ‘사드’ 배치 등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피력하였고, 왕 외교부장은 ‘사드’ 때문에 한국을 볼 때 ‘쓴 오이 보듯’ 하던 그 태도를 다 버리고, 매우 공손하게 웃는 낯으로 그를 대하는 것을 보고 약소국에 태어난 나 자신의 신세를 조금은 원망하였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살 길은 따로 있습니다. 살아남기 위하여 우리는 기가 죽지 않아야 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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