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식을 외면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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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립전쟁 전야, 모국인 영국이 미대륙에 심어놓은 식민지에 대하여 강행한 ‘인지조례’(印紙條例 - Stamp Act), ‘차’(茶)에 대한 과세(tea tax) 등은 상식에 벗어난 부당한 요구라고 식민지에 살던 영국인들은 믿고 영국정부에 대한 항의를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영국군과 식민지 민병대와의 충돌은 1775년 4월, Lexington과 Concord에서 벌어졌는데, 영국 태생의 정치이론가 Thomas Paine이 식민지로 건너온 것은 그 전 해인 1774년이었고, 그의 저서(책자) < Common Sense >가 출간된 것은 식민지 13주가 뭉쳐 독립을 선언한 1776년의 7월보다 6개월 쯤 전이었습니다. 그의 저서 <상식>이 미국의 ‘독립선언’을 촉진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Thomas Paine은 영국정부의 강압적 법령들(Intolerable Acts)이 ‘상식’에 벗어난 것임을 깨우친 것이니 ‘상식’이 미국 독립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박근혜 정권의 최대의 약점은 ‘상식 부족’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지 꽤 오래 됩니다. 그런 취지로 말도 하고 글도 썼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만 그런 심정으로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를 통해서, 나라가 잘 되기를 기대했던 많은 선배들이 모두 실망했습니다.
사람이 무엇엔가 ‘씌우면’ 그렇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남들은 다 봐도 그 눈에는 안 보이는 겁니다. 그는 담화문에서, “내가 어려울 때 나를 도와준 사람이라 내가 감시의 수위를 낮추었다가 이런 불상사가 생겼습니다”라고 사과 아닌 사과를 했습니다. 그것은 그가 대통령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총에 맞아 세상 떠난 뒤 20년, 아버지 박정희 말도 안 듣고 초대 정보부장 김종필 말도 안 듣고, 김재규 말도 안 듣고 오로지 최태민의 말만 믿고 듣고, 정신적으로 그와 동행하였을 박근혜, 최 교주는 1994년에 사망했으나 선무당격인 그의 딸 최순실이 있어 그의 말만 믿고 청와대의 나날을 보낸 박근혜, 나는 백번 생각해도 박근혜에게는 대통령의 자격이 없었다고 믿습니다.
아직도 그가 그 cult의 주술에 묶여 있어서(spell bound), 실망한 민중의 아우성 소리가 그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분노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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