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충일에 내 가슴은
페이지 정보
본문
‘현충일’이라는 한자는 ‘국가에 대한 충성을 드러내는 날’이라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미국에서는 ‘Memorial Day’로 되어있지만 누구를 기리고 무엇을 기념하는 날인지는 밝히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날이 바로 그 날입니다.
우리도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현충일’을 ‘나라 사랑의 날’로 바꾸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날을 국가가 공휴일로 삼는 까닭은 이 날만이라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 부상을 당한 사람, 전쟁에 나가서 죽을 고생을 한 사람들을 다 기억하자는 날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을 다녀보면 어느 시골 마을엘 가도 동네 어구에는 반드시 기념비가 있는데 그 마을에서 1차 세계대전이나 2차 세계대전, 또는 한국전에 나가 전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은 비석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기념비를 찾아보기는 어렵고 Rotary Club이나 Lions Club이나 J. C. 에서 세운 조형물들이 눈에 뜨일 뿐입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허락될 수 있는 ‘영광’도 아닙니다. 미국의 독립전쟁이 치열하던 무렵 Yale 대학을 갓 졸업한 Nathan Hale(1755-1776)은 Continental Army(독립군)에 입대하여 Boston 포위작전에 참여하였다가 Washington 장군 휘하의 첩보대위가 되어 New York 근방에서 활약하다 마침내 영국군에 체포되어, 증거가 확실한 간첩이었으므로, 사형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는 영국군의 회유를 물리치고 타협을 거부했기 때문에 처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말을 한 마디 남기고 그는 태연하게 ‘영광의 길’을 갔고, 그의 이름은 미국 역사에 길이 남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에게 조국을 위해 버릴 목숨이 하나 뿐인 사실을 유감으로 생각할 따름입니다.
I only regret that I have but one life to lose for my country
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에 New York 시청을 방문했을 때 그 입구에는 그의 동상이 서 있고 그 밑에는 이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현충일 새벽에 일어나서 이순신을 생각하고 안중근을 생각하고 윤봉길을 생각하며 이 땅에 한국인으로 태어난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이전글역사보다 중요한 재활병원인가? 16.06.12
- 다음글과거는 과연 아름다운가? 16.05.2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