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법의 정신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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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없는 상태에서 지도자들이 법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법을 만들었고 그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법이 있고도 지켜지지 않으면 법이 없는 것만도 못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법을 대하는 지도자는 물론 백성(百姓)도 신민(臣民)도 시민(市民)도 한결같이 엄숙한 자세로 법 앞에 서야 나라에는 질서가 잡히고 국민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거리”라는 속담이 있는 나라도 우리나라 뿐일 것입니다. 한국 사람이 조상 때부터 ‘임기응변’의 재능을 풍부하게 타고났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매사에 법을 무시하는 경향이 농후하기 때문에 생긴 속담일까요? 이렇다 저렇다 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처신의 능력이 뛰어나긴 한데 무슨 일을 믿고 맡기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해도 될까요?
그래서 이 나라 역사를 보면 “코걸이는 코에만 걸어야 하고 귀걸이는 귀에만 걸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던 사람들이 민족의 제단에 희생의 제물이 되었다고 여겨집니다. 정몽주나 김종서가 그런 인물이었고, 성삼문을 비롯한 사육신(死六臣)이 또한 그런 어른들이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이 어떤 장군이었습니까? 불의와 불법, 중상과 모함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법에 따라 임금을 섬기고 백성을 받드는 지도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 위기에 처한 나라를 건지고 노량해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민족의 영웅이 아닙니까?
‘합법적’으로 법을 어기고 치부(致富)하려는 자, 출세(出世)하려는 자가 들끓는 오늘의 우리사회를 ‘용천설악’을 빼어들고 한번 후려갈겨 반듯한 사회가 되게 하는 겨레의 위인의 등장을 우리는 고대하고 있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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