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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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언론인 스즈키 켄지가 일본의 젊은이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하였답니다. 1)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손을 안든 젊은이가 한 사람도 없었답니다. 2)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손을 안든 젊은이가 한 사람도 없었답니다. 스즈키의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3) “자기희생을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 이 질문에는 손을 든 젊은이가 한 사람도 없었답니다.
그 자리에 모였던 젊은이들 중에는 희생정신을 가지고 이웃을 섬기겠다는 의협심이 가득한 청년이 한 사람도 없었는지 모르지만 일본에도 그런 젊은이들이 더러 있으니까 일본이라는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일본의 NHK가 8‧15에 일본이 패전국으로 전락한 그 당시의 참상을 종전을 경험한 일본의 저명인사들의 입을 빌어 오늘의 일본인들에게 각성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무라야마 수상을 비롯하여 영화감독 야마다 요지, 영화배우 요시나가 사유리 등이 등장하여 전쟁이 최고의 ‘악’임을 증인한 셈입니다.
70년의 세월이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과 국수주의자들로 하여금 군국주의 일본의 부활을 시도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특히 무라야마 같은 원로 정치인은 “일본이 전쟁에 뛰어들려는 낌새가 보인다”고까지 우려의 뜻을 드러내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일본사회의 여기저기에 끼어있어, 그런 젊은이들은 반전(反戰)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을 향해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반응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이 땅에는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사는 젊은이들이 일본보다 열배는 더 많습니다. 태평양전쟁의 악몽을 되살리려는 아베 같은 지도자 밑에 꿈이 있는 청년들이 모이지 않습니다. 한반도 지배나 중국대륙 침략을 또다시 꿈꾸고 있다면 그것은 망상이요 시대착오에 지나지 않고, 그것이 일본 젊은이들의 꿈이 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한국은 다릅니다. 한국의 청년들은 다릅니다. 그들에겐 큰 꿈이 있습니다. 세계평화의 꿈이 한국청년의 꿈입니다. DMZ가 저주가 아니라 그들의 꿈의 원천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DMZ를 중심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꽃동산을 가꾸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켄지가 한국의 청년들을 모아놓고 같은 질문을 한다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 세 번째 질문에 손을 번쩍 들 것입니다. “나도 자기희생을 각오하고 사회를 위해, 나라를 위해,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그 대답을 들으면서 나는 혼자서 미소 지을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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