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벽은 무너지고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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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나도 좋아합니다. 베를린 시의 동서를 갈라놓았던 그 장벽(Berlin Wall)이 그대로 있을 때에도 ‘장벽’의 일부로 사용된 브란덴버그 문 앞에 가본 일이 있고 그 ‘장벽’이 다 헐린 뒤에도 그곳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헐린 담의 그림 조각이 상품이 되었던 그 시절에, 작은 콘크리트 덩어리 하나를 돈 주고 사서 가지고 왔는데 누구에게 주었는지 기억이 안 됩니다.
동독은 왜 그토록 높은 담을 거기에 쌓았던 것일까? 동독 사람들이 기회만 있으면 서독으로 망명을 하는데 그것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만들어진 것이 그 ‘장벽’이었습니다. 서독에는 아데나워, 빌리 브란트, 콜 같은 거인 정치가들이 나타나 통일의 그 꿈을 이루었는데 우리는 왜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요 모양, 요 꼴인가? 답답하게 여기는 애국동포들이 많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우리에게는 훌륭한 정치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이승만, 김구, 박정희는 (물론 부정적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아직 많지만) 어느 나라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큰 정치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뇌의 크기나 타고난 역량에 있어서도 독일의 그 세 사람들보다도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았지만 통일의 꿈은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통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지도자들에게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때가 아니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는 없었던 것뿐입니다. 왜 그 꿈이 70년 동안이나 이뤄지지 않았을까? 여기에 숨겨져 있는 역사적 의미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서를 대표하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들의 조국은 구한국 말과 다름없는 비굴한 생존을 추구할 것 같습니까? 천만에!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싸움을 말리고 이 두 나라가 화합‧협동하여 세계 평화를 증진하도록 힘을 모으는 일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한반도의 오늘의 DMZ(비무장지대)에 세계 평화를 위한 공원만이 아니라 유엔 본부와 그 부속 건물들이 그곳에 우뚝 서는 내일을 그려봅니다.
꿈이 있는 개인, 사명이 있는 개인이 죽는 걸 봤습니까? 안 죽습니다. 꿈이 있고 사명이 있는 민족이 망하는 걸 봤습니까?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70년의 세월이 허무한 세월이 아니었습니다. 휴전선이 무너질 날이 멀지는 않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지! 그 날을 위하여 거짓말은 아예 하지도 말고 듣지도 마세요. 정직하게 살면서 힘써 이웃을 사랑하세요. 그러면 한국은 통일이 되어 독일보다 열 배는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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