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치’의 정체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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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마다 정치학과가 있습니다. ‘정치학’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무엇을 가르치는가? 따지고 보면 ‘사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치는 학문’이 정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 농경사회의 꿈은 정치가 없는 세상에 사는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詩) 가운데 하나가 <격양가(擊壤歌)>입니다.
해 뜨면 농사짓고 해 지면 휴식 하네
우물 파서 물마시고 밭 갈아서 먹이 얻네
제왕인들 이런 나를 건드릴 수 있으랴
그러나 사람들이 많아지고 저마다 더 먹겠다고 욕심을 부리니 제왕의 힘이 필요하게 됩니다. 힘도 세고 양심도 살아있는 그런 지도자가 나타나서 국가라는 큰 울타리를 만들어 백성을 다스리지 않고는 혼란과 무질서가 판을 치게 됩니다. 뒤죽박죽인 세상에서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분간하기 어렵고 백성의 살림은 도탄에 빠지게 마련입니다.
오늘의 민주주의라는 정치 이념이 과거의 어떤 정치이념보다도 앞선 것은 사실인데 선거 때가 되면 협잡꾼들이 하도 많이 끼어들어 ‘판’을 어지럽게 만들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말을 자주하게 됩니다. 이런 협잡꾼들을 몰아내기 위하여 ‘혁명’이 불가피한데 그런 혁명이 성공하기도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민주정치가 제대로 자리 잡고 백성들이 <격양가>를 부르는 그런 날은 영영 오지 않겠죠? 답답하기 짝이 없는 작금의 우리 정치현실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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