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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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교수
사람은 먹어야 살기 때문에 경제가 우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Homo sapiens도 동물계에 속하는 동물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누가 부정하겠습니까. 옛날에는, 말 뿐이었는지 모르지만 정치가 경제를 앞서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경’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경‧정’이라는 말은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정치’라는 낱말에는 윤리나 도덕 같은 정신적 가치가 스며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정치를 아무리 도덕과 분리시켜 과학의 분야로 삼으려 했어도 정치는 여전히 윤리를 중요시하고, 따라서 대정치가는 도덕적인 인물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입는 옷과 잠자는 집은 인간 이외의 동물에게 있어서는 문제가 안 되는데 사람에게는 절대 필요한 것이라, 오늘은 이 또한 경제의 분야입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의 ‘필수’가 다 갖추어지면 “사람은 행복한가”라고 물으면 대답은 어김없이 “그렇지는 않다”입니다. 부자들도 돈 때문에 피투성이가 돼서 싸우는 걸 보고 하는 말입니다.
인간에게 행복을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역시 ‘도덕’입니다. 사람을 정말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입니다. 중세적 발언이라고 탓하지 마세요. 인간에게 ‘사랑’이 없으면 생존은 무가치한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살고 사랑 때문에 삽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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