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왜 인물이 없다고 탄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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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역사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해 천 가지 만 가지의 각기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20세기의 역사가 E.H.Carr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하였고, 19세기의 역사가 Thomas Carlyle은 “역사란 위인의 전기다”라고 하였습니다. 두 가지의 답이 다 의미심장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겨레의 선각자이던 도산 안창호가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에게 “너 자신이 그런 인물이 되라”고 가르쳤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고마운 말씀이고 우리 모두에게 격려가 되는 말씀인 것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이룰 수 없는 꿈’입니다.
노력만하면 누구나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타고난 사람만이 역사를 만드는 위인이 되는 겁니다. DNA의 문제입니다. Napoleon의 DNA와 매일 아침 그의 장화를 닦는 병졸의 DNA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금강석(다이아몬드)도 갈고 닦아야 빛을 발하는 것일 뿐, 공사판에 굴러다니는 조약돌을 집어다 아무리 갈고 닦아도 금강석이 되지는 않습니다.
부모는 자식에 대한 편견 때문에 옥석(玉石)도 가리지 못하지만, 모든 스승의 일차적 사명은 흙에 묻힌 다이아를 찾는 일이고, 찾았으면 그것을 갈고 닦는 일이 또한 그의 사명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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