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사회의 최대의 고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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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 다섯 시에 눈을 뜨고 ‘이 일 저 일’을 생각해봅니다. 내가 이젠 늙어서, 이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되었는데, 내가 왜 이런 꼴이 되어서 나 자신의 ‘석양’을 처량하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 원인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나의 삶에 거짓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후회는 한 가지 뿐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삶을 이 날까지 꾸려왔기 때문에 이렇습니다. 그래서 나는 요 정도의 사람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사는 이 사회 또는 이 나라의 최대의 질병도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대한민국의 되어가는 모든 일이 거짓된 말과 표정과 몸짓 때문에 파행을 거듭합니다.
유병언의 비극의 최대의 원인도 거짓말이었고, 오늘 재판을 받고 있는 그의 측근들의 문제도 ‘거짓말’이라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유병언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는 김혜경이 미국서 체포되어 한국으로 압송되어 조사를 받는다지만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 하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의 뒤처리가 매우 어렵다고 전해집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놀이터에서,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지식이나 기술이 아니라 ‘거짓 없는 삶’입니다. 거짓말 때문에 우리사회가 골병이 들었습니다. 누가 맥을 짚어 봐도 ‘불치의 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질 것 같다 걱정입니다.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정몽주나 성삼문이나 이순신이나 안중근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을 정직한 나라가 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정직하게 살기 운동’은 나 자신이 오늘, 반드시 시작해야 할 운동이 아닙니까.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오늘 새벽부터 시작해야 할 운동입니다.
오늘부터 아빠‧엄마가 아이들에게 “1등해라” 또는 “좋은 대학에 가라”고 일러주기 전에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는 가정에서 이 운동은 시작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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