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믿을 놈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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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은 서로 믿는 일이다. 부인도 남편의 말을 믿어야 하고 남편은 부인의 말을 믿어야 한다.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부모가 아이들과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믿지 못하고 딸이 어머니를 믿지 못하여 서로의 사이에 불신이 만연되면 그 집안은 망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처럼 사기꾼이 많은 세상은 우리가 처음 경험하는 것 같다. 은행이 고객을 믿지 못하고 고객은 또한 은행을 믿지 못해서 돈을 잘 버는 사람들도 큰돈을 벌었을 때 은행에 맡기지 않는다고 한다. 자기 집 비밀스러운 곳에 엄청나게 큰 금고를 만들어 차근차근 현금을 쌓아놓고 간직해 두었다가 일단 유사시에는 그 현금을 꾸려가지고 도망갈 생각이나 하고 있다니 이것이 어찌 제대로 된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돈을 버는 일도 자랑스럽고 돈을 잘 쓰는 일도 자랑스러운 일이어야 한다. 그래야 금융경제가 원활하게 굴러갈 터인데 돈이 그토록 두려운 존재라면 돈은 복덩어리가 아니라 흉물인 것이다.
만일 지금 대한민국 국민에게 “대통령의 하는 말을 다 믿습니까?”라고 물으면 59%의 유권자 뿐 만이 아니라 국민의 89%가 믿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 뻔한 오늘 누가 누구를 믿으라고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아직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버지 어머니와 아들딸 밖에는 없는데 가정에도 믿음이 없어진다면 이런 세상이 얼마나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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