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진보를 가장한 반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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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하고 한평생 젊은이들에게 서양의 역사를 가르친 나만큼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가지 개념에 대하여 민감한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다. 더불어 이탈리아의 애국자 마치니의 “발전은 충돌을 통해서 온다”라는 한마디에 나처럼 마음 깊이 감동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탄압을 받으면서 자랐고 해방의 감격 그리고 혼란, 평양에 등장한 김일성의 독재체제 등을 충분히 경험하고 월남하여 1948년 오천 년 역사에 처음 공화국이 탄생하는 모습을 지켜본 나로서는 누구보다도 진보의 역할에 대해 또한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00년대를 맞이하기 전에 건전한 보수 세력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진정한 진보 세력인 가칭 ‘민주사회당’이라 불릴 수 있을 정치 집단도 등장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쯤 이미 자리를 잡고 자유민주주의로써 한반도를 통일하는 일을 지상의 과제라고 여기며 국민들의 인정을 받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오늘 ‘진보’라고 우쭐거리는 자들은 하나같이 ‘친북’, ‘종북’이니 할 말이 없다.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진보를 가장한 ‘붉은 악마들’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그 누구에게, 그 어느 정치 세력에게 ‘진보’라는 존칭을 부여할 수 있겠는가.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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