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이지지 (生而知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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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지 않아도 나면서부터 앎
노자, 장자, 공자, 맹자는 일찍이 중국이 낳은 천재들이다. 노력 없이 대성한 어른들은 아니지만 노력을 한다 해서 그런 인물이 되기도 어렵지 않겠는가. 서방 세계에서 철학의 원조로 존경을 받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하여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도 하나님이 희랍 땅에 씨를 뿌려나고 자란 천재들이라고 나는 믿는다.
동아일보의 주필을 지낸 천관우가 청주 근처 어느 시골에서 태어났을 때 신동이 태어났다고 동아일보에 기사가 났던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레고리안 찬트를 작곡한 사람이나 바흐나 헨델도 이미 태어날 때 천재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음악의 소질이 있다고 해서 노력만 가지고 모차르트처럼 베토벤처럼 될 수 있는가? 옛날에도 ‘신동’(神童)이라고 불리던 어린 아이들이 어머니 무릎에서 사서삼경을 다 떼고 시를 읊었다는 말도 전해지는데 다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천재 중에 10살 까지는 신동이다가 스무 살이 되니 보통사람이 되었다는 한심한 얘기도 있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모른다. 한 번 들은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암기할 필요도 없으니 시험 볼 때마다 그런 아이들은 얼마나 유리할까.
그러나 크게 생각하면 인생은 공평하다. 천재는 천재대로 고민이 있을 것이다. 물론 각자의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보통사람은 보통사람대로 삶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구십이 넘는 언덕을 또 하나 넘어야 하는 나이가 되어 세상을 다시 한 번 둘러본다. 미국 대통령 케네디가 태어날 때 이미 그의 아버지 조지프 케네디(Joseph Kennedy)가 일백만 달러를 신탁을 해놓고 그 아들은 그 돈과 함께 성장하였기 때문에 정치판에 나서서 일하기가 훨씬 쉬웠다고 들었다. 그러나 그렇게 멋있던 사나이도 괴한의 총에 맞아 쓰러지고 그의 부인이던 재클린은 희랍의 돈 많은 오아시스에게 시집가고 그 집안에 행복한 소식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 있는가? 거듭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동길 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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