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글은 과학과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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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은 불의 사용과 더불어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다. 특히 한글은 장점이 많은 글자이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소리문자이면서 음소문자로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훈민정음은 사람의 혀와 이 목구멍 등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되어 있다. 처음 훈민정음 28자 중 ㅿ (반시옷), ㆁ (옛이응), ㆆ (된이응), ㆍ (아래아)는 소멸되어 쓰지 않고 있지만 한글로 만들 수 있는 글자 수는 현재 자음 14자와 모음 10자로 초성(첫소리)으로는 19개, 중성(모음)으로는 (21개), 종성(받침)으로는 (27개)로 11172자라고 한다.
또 하나의 장점은, 훈민정음을 만든 것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한글을 만든 이유를 적은 어제서문에는 ‘ 나라의 말소리가 나라 안에서도 다르다 보니 문자(당시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것을 가엽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고 했다. 이런 우수하고 사랑이 담긴 한글이 추하게 변하고 있다.
글과 말에는 인격이 있다.
일부는 동물들에게 말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배가 고프다거나 수컷이 암컷에게 하는 본능적인 구애 정도이다. 최근 스위스와 영국의 생물학자들이 호주에 사는 밤색머리꼬리치레를 연구한 결과 음 단위 조합이 다르다고 하지만 결국 본능적인 표현뿐이라고 했다.
인간의 말에는 그 사람의 감정과 사고와 인격이 포함된다. 말은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따라 전달효과는 물론 사람 기분을 좌우한다. 우리말의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을 하고 못 줍는다’ ‘ 혀 밑에 도끼가 있다‘, ‘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 등의 속담들도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말은 필요한 때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기는 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다’ 는 속담은 말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말을 함에 있어 조심하라는 의미의 속담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이다. 특히 공인일수록 그리고 어른일수록 말을 할 때에 조심해야 한다. 논리적이지 못하고 소리만 지를 때 우리는 개소리라고 한다.
불교는 수행을 근본으로 삼는 종교이며, 수행의 근저에 몸과 입과 마음의 청정을 두고 있다. 곧 신구의(身口意) 3업(三業)을 맑히는 것이 바로 불교 수행의 시작이 되는 것으로, 특히 구업(口業)인 말의 잘못을 단속한 것이 많다. 불자들이 절에서 예경의 첫 번째로 독송하는 것이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다. 곧 ‘입을 맑게 하는 진언’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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