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 충절의 얼이 깃든 영천에서 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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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임진왜란 일어난 지 430년이 되는 해이다.
전쟁 속에 등불같이 흔들리던 나라는 셀 수 없이 많은 위기를 겪고 또 이겨내 지금에 이르렀다. 역사의 사실을 증명하는 수많은 사료들은 그 위기가 얼마나 위태로웠고 우리 조상들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말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삼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킨 수많은 영웅들의 공훈에 보답하기 위해 매년 추모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러한 6월을 처음 여는 날이 바로 6월 1일 의병의 날이다.
이날은 1592년 음력 4월 22일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을 기념해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행정안전부가 2010년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해 매년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제정·공포했으며, 2011년 제1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식이 경남 의령에서 개최된 이후로 매년 6월 1일 의병과 관련된 도시에서 기념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올해 제12회 의병의 날 개최지는 바로 경북 영천이다.
영천은 임진왜란부터 구한말까지 굵직한 의병의 역사를 가진 지역으로서 ‘영천인에게는 국난 극복의 DNA가 있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로 지역사회가 의병활동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임진왜란 때에는 의병의 육지 전투 중에서 최초로 성을 되찾은 ‘영천성 수복대첩’이 있었고, 이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이순신의 공로와 맞먹는 최고의 승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천 주변의 10여 개 지역의 의병이 연합한 창의정용군은 당시 파죽지세로 돌진해오는 일본에 조직적으로 반격해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써 일본군과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한 전투라는 데에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구한말 영천을 중심으로 영남지역 1,000여 명의 의병으로 조직된 ‘산남의진(山南義陣)’은 최초로 ‘서울 진공작전’을 위해 북상을 설계한 의병부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유생에서 포수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모습을 보여 계층을 뛰어넘은 헌신적인 애국애족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조직의 규모나 활동 반경의 측면 모두에 있어서 영남지역을 대표할 만큼 큰 족적을 남긴 산남의진은 이후 독립군으로 전환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끝까지 싸웠다. 그동안 향토사 수준에 머물러 있던 영천의병사가 최근 지역의 문화단체의 원로들과 학자들, 그리고 영천에 큰 애정을 가진 많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그 가치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역사적 사실을 증명할 여러 유물을 수집하고, 그 가치를 학술적으로 논하는 자리를 가지는 등 민간의 많은 노력이 있었기에 올해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영천시가 개최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 이 기세를 몰아 영천시는 의병의 날 기념행사 유치를 계기로 삼아 의병 관련 조사와 연구용역 등을 발주해 지역 의병사 정립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12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에 있어서도 시민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시민 의병단’, ‘어린이 의병단’을 조직하거나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함께하는 공연 등을 기획하고 있으며, 특히 학생들에게 영천의병의 역사적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학예사와 함께하는 도슨트 의병사 전시회를 구상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영천시가 주관하는 제12회 대한민국 의병의 날 기념행사는 6월 15일 영천시 조양공원 일대 강변공원에서 개최될 계획이며,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전시 및 체험부스를 운영해 시민들과 많은 관람객들에게 의병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영천시는 본격적인 행사 준비에 앞서 시민들에게 의병의 날 기념행사 개최를 알리고, 의병에 대한 여러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수렴하기 위해 이달 3일부터 행사를 종료하는 6월 15일까지 ‘시민참여 댓글 이벤트’를 진행한다.
참여방법은 영천시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게시글에 댓글로 참여할 수 있으며, 영천시청 공식 홈페이지의 링크를 통해서도 쉽게 게시글로 접근할 수 있다.
최병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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