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일야 방성대곡( 是日也 方聲大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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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억
4월 16일 비통절통 그 통한의 절규가 나라 안을 뒤흔들었다. 이 날을 국치일이라 했다. 6.25 한국전쟁 이 후 최악의 국난이요 누란의 위기라 어찌 아니 하겠는가? 어른들이 꽃다운 우리의 아들 딸을 죽였다.
대한민국 경제규모가 9위라 했고 국민소득 3만불 시대라 자랑했다. IT기술은 세계 최강이라 날마다 신문 방송에 더들어댔지만 세월호 참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정부는 우왕좌왕하다 애꿎은 아이들만 더 죽였으며 관계기관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가족과 국민들에게는 불안과 공포만 조성했다.
이 땅에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원칙과 기준을 올바르게 세우는 일에 앞장서는 공직자는 한사람도 없었다. 오로지 출세를 위해서 줄서기에만 혈안이 되었고 선거철만 되면 어느새 권력지향형이 되어 힘 있는 자의 하수인 또는 비서 노릇하기에만 급급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공복, 곧 공직자는 희생과 봉사로서 그 의무와 책임을 다 하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하나 출세를 위하여 그 본질과 고유한 권한마저도 팽겨친지 오래이다. 그러나 어찌 세월호 침몰사건 뿐이겠는가? 대형사고는 늘 존재해 왔다. 터졌다한들 그때만 적당히 넘기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팽배한 오늘날 우리의 공직사회이다.
이 땅에 정의가 있고 진리가 있는가? 정치, 경제 논리도 더 크게, 더 많이, 더 높게만 외쳤을 뿐 더 튼튼하고 더 건강하고, 더 알차고, 더 보람참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정신이 옹골차게 살아 있다면 어찌 어른이 아이들을 내버려두고 나만 살겠다고 제일 먼저 36계 줄행랑을 칠 수 있겠는가?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는 범국민 정신개조운동을 해야 한다. 이기주의, 지역주의, 파당과 당쟁, 파당과 당쟁, 출세를 위한 무분별한 학연, 지연, 혈연은 물론이려니와 전관예우, 기득권 타파이다.
어른이 아이들을 죽였다.
여야가 세월호사건 앞에 내가 옳다, 네가 잘못됐다하는 구시대적 썩어빠진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지 못한 정치인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책임만을 추궁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과연 양심과 사명감이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도 국민의 원성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절대적 주도하에 참사를 마무리함이 옳다는 이구동성 국민의 주장이다. 또한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 어른들..우리 국민 모두가 할 일은 무사안일, 안전불감증, 이기주의, 금전 만능주의 등의 썩어빠진 정신을 개조해서 진정한 홍익인간의 정신이 살아 있는 영광스러운 이 나라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죽였다’ 죽여 놓고 나는 모른다는 심보는 더 이상 안 된다.
4월 16일은 대한민국이 무너진 날이다. 6.4 지방선거가 한 달여 남았다. 그러나 이 날을 기억하지 않고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몰지각한 인간들에게 어찌 이 나라를 맡길 수 있겠는가?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앞에 우리 5천만 국민 모두가 죄인이다. ‘시일야 방성대곡’ 오호 통재라... 장지연선생께서 일본놈들에게 나라를 빼앗긴 그 날 그 통한의 눈물이 4월 16일과 무엇이 다르랴!
아 슬프도다! 어른들이 아이를 죽였다. 죽여 놓고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를 두고 어느 누가 이 나라를 이 땅을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라 하겠는가? 모두가 어른들의 책임이다. 정쟁과 파당만 일삼고 민생을 팽개친 정치인, 국민을 위한다는 국회의원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들은 이 당에 발을 붙이고 사는 그날까지 무한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2014년 4월 16일 우리는 이 날을 대한민국이 무너진 날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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